인류 최초의 문명지는 아시아이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3개가 아시아에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 황하 문명이 그것들이다. 해가 뜨는 아시아는 인류 문명의 기원을 간직하고 있고, 성경 이야기의 중심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명의 중심은 서양으로 넘어갔다. 중세 암흑기에 환멸을 느낀 서양인들은 “ad fontes”(“원천으로”)라는 슬로건하에 고대의 그리스와로마의 문화를 다시 받아 들여 ‘르네상스’ 운동을 일으켰다. 이 운동은 17세기 인간의 이성과 자유를 강조한 계몽주의가 등장할 무대를제공해 주었고, 계몽주의는 철학, 과학, 산업, 기술, 정치 등에 혁명적인 변화들을 가져왔다. 적어도 근대와 현대에서 세계의 중심은 서양에 있었고, 동양은 변두리에 밀려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 들면서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양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발전했지만,동양인이 가진 유산과 가능성들이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서양사람들은 동양의 철학, 문화, 종교 등에 깊은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서양의 한계점을 동양적 사고에서 찾으려고 하는 시도도 있다. 서양문명의 특징은 합리적이고, 진취적이고, 창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동양 문명은 내면적이고, 심미적이며, 도덕적이며, 공동체적이다. 서양 문명의 핵심이 과학적이라면, 동양 문명의 핵심은 인문학적이다. 문명사적 관점에서 우리는 동양과 서양 중 어느 문명이 더 우월하냐를 따질 수 없다. 두 문명 모두가 나름의 가치가 있으며, 인류 발전에 공헌해왔다. 그러므로 우리가 동양 문명이나 서양 문명을 다룰 때,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입장에 서야한다. 이제 지구촌의 문제는 동양의 문제만도 아니고 서양만의 문제도 아니다. 지구촌은 이제 공동 운명체에 놓여 있다. 정치, 경제, 종교, 환경오염, 생태계 문제 등은 모두 연결이 되어있다.
아시안-아메리칸 영성센터는 동양과 서양의 문명과 문화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면서, 아시안 영성을 재발견하고 개발하여 세계 교회의 영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 동안 서구적 관점에서의 기독교 영성에 대한 연구는 활발했다. 반면에, 동양적 기독교 영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미흡한 단계이다. 해가 뜨는 아시아는 인류문명의 기원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아시아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안-아메리칸 영성센터는 아시안 영성의 광맥속에 있는 보화들을 캐내어, 그동안 풍성하게 쌓아온 서양 영성의 진수들과 융합하여 진정한 의미의 기독교영성을 제시하고자 한다.